-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아버지가 평소에 집안 일에 무관심하시고 자유분방한 삶을 사셨기 때문에
어머니와 제가 의논을 자주 하며 집안을 이끌어 나가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요즘 어머니와 갈등이 심합니다.
제가 뭘 하려고 하면 지나치게 애태우고 걱정하고 간섭하시는 게 싫습니다.
뭘 하기도 전에 먼저 걱정부터 하시고, 부정적인 말씀을 하실 땐 제 마음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제 목을 조르는 거 같기도 하고, 가끔은 다 내팽개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 답
다 내팽개치고 싶을 때가 있다고 그러셨죠?
아버지의 심정이 그랬을 겁니다..
왜 아버지가 그랬을까? 어머니로부터 자유롭고 싶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아버지에게 참회기도부터 하세요.
'아버지 제가 잘못 했습니다.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어려서부터 자라오면서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도 많이 했죠?
그건 나의 어리석음입니다. 내 생각만 했지 아버지 심정을 몰랐다.. 이 말입니다.
아버진 그렇게 하는 게 자기 살 길이었습니다.
지금 어머니는 딸이 왜 괴로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요..
사랑으로 걱정해주는 건데 그걸 왜 속박으로 느끼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숨이 막히고 뛰쳐나가고 싶다..
이건 우리 일상사에 얼마든지 있는 일입니다.
내가 어떤 여자를 좋아해서 껴안으면, 그 여잔 성추행이라고 울고불고 난리입니다.
내가 뭘 어쨌는데? 난 네가 너무너무 좋아서 포옹해주고 싶어서 그랬을 뿐인데..
이렇게 나는 사랑으로 그랬다 하더라도 그가 좋아하지 않으면 그에겐 고통입니다.
부부지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의 사랑이 아내에게 큰 속박이 될 때도 있고..
아내의 지나친 관심이 남편에게 속박으로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부모의 사랑이 자식에겐 엄청난 감옥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진정한 사랑은 상대에게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뭘 해줬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게 상대에게 도움이 됐느냐가 기준입니다.
그래서 상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사랑은 폭력입니다.
우리들 일상에서 애정, 사랑.. 이런 건 거의 폭력에 가깝습니다.
별 생각 없이 자기식대로 했는데 상대방이 상처를 받는 경우도 있고
자기는 사랑한다고 하는 게 상대에게 오히려 고통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질문하신 분 어머니가 이 얘길 들으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남편도 저러는 상황에서 내가 널 얼마나 고생해서 키웠는데..'
'또 지금도 얼마나 너를 사랑하는데.. 나 때문에 괴롭다고 하다니..'
정말 그 답답한 가슴.. 이걸 어떻게 하겠어요?
서로가 미워해도 서로 고통을 주지만,
서로가 좋아해도 서로 고통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럼 그 고통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 이전에 집착하는데 있다..
그 집착의 뿌리는 어리석음입니다.
이치를 모르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내 심정을 고려해서, 아버지에 대한 그동안 원망에 대한 참회를 먼저 할 것..
두 번째..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버지가 집구석이 그렇게 답답하게 느꼈더라도
아버지가 어떻게 했으면 좋았겠어요?
(집에 좀 더 충실었으면 좋았겠죠)
어머니가 어떻게 했든.. 아버지가 그것을 뛰어넘어서 어머니를 이해하고 받아들였으면 내 입장에선 참 좋겠죠?
그것처럼.. 지금 내가 어머니에게 이런 걸 느꼈다 하더라도, 내가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는가 하는 것은
내가 아버지에게 바라는 것에 그 답이 있습니다.
즉, 어버지를 이해하는 것은.. 어머니에게서 내가 느끼는 심정을 보면서 이해해야 하고
그래도 아버지가 이랬으면 좋지 않겠나 하는 내 생각을 보면서.. 내가 해야할 답이 나옵니다.
답은 둘 다 나에게 있습니다.
아버지를 보면 아버지가 원망스럽고 어머니를 보면 어머니가 답답하지만
나를 살피면 아버지에 대한 원망도 사라지고
나를 살피면 어머니에 대한 답답함도 사라집니다.
밖을 살피면 둘 다 문제지만, 안을 살피면 그 해결이 다 나에게 있습니다.
이미 다 내가 일고 있는 것에 답이 있는데, 지금 적용을 반대로 하고 있는 겁니다.
내가 어머니에게 느끼면서도, 아버지는 이해 못하고, 아버지에게 '이래라' 하는 것만 있고
아버지보곤 '이래라' 하면서, 나는 어머니에게 그렇게 안 하고
우리가 괴로운 건 늘 이렇게 달리 적용하기 때문에 답이 없는 겁니다.
그렇게 아버지에 대해선 참회기도를 하고
어머니에 대해선 어머니의 은혜를 생각해야 합니다.
어머니도 질문하신 분처럼 젊은 시절 있었을 거 아닙니까? 그렇죠?
그래서 남편 만나 결혼생활 하는데, 남편은 늘 밖으로 돌고 가정엔 책임도 안 지고..
그럼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그 심정이 어떠했을지..
그러다보니 자꾸 마음이 안으로 움츠러들고
자식이라도 잘 키워보겠다고 애를 쓰겠죠?
그러니 그런 어머니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그런 심정이 이해가 된다면 그것을 간섭이라고 받아들이지 말고
걱정을 해주시면, '네 고맙습니다 어머니..'
그렇게 참회와 감사의 기도를 하면
내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게 되고
세상이 달리 보일 겁니다.
※ 자식이 부모를 원망하는 것은..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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