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인 / 세 번이면 살인도 피한다 "
먼 옛날, 젊은이가 아내를 홀로 두고 돈을 벌러 나갔습니다.
집에서 몇 십리 떨어진 곳에 가서 머슴살이를 했습니다.
삼년 머슴살이를 끝내고,
새경(머슴의 품삯을 년말에 주는 보수)받은 돈을 보퉁이에 넣고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느티나무 아래서 쉬었습니다.
그곳에 '앞 일을 기가 막히게 잘 맞추는 점쟁이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점쟁이 집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 복채가 얼마입니까? "
"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그은데, 손님은 삼백냥을 내야 되겠소."
젊은이는 너무 놀라
" 니에? 삼백냥 ! 너무 비쌉니다."
" 죽고 사는 문제가 걸렸는데, 삼백 냥이 비싸다고요? 싫으면 그만두시오."
삼년 동안 받은 새경돈을 다 털어야 할 삼백냥,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그러다가, '죽고 사는 문제가 걸렸다'는 점쟁이의 말이
마음에 걸려서 점을 봐달라고 했습니다.
" 오늘은 무슨 일을 보든지 참으시오."
점쟁이가 한 마디하고는 옷고름에 '참을 忍'자를 써주었습니다.
삼년 동안 받은 새경을 다 털리고 얻은 점괘가 너무 간단하였습니다.
허망했습니다.
그러나 별 수 있습니까. 이미 엎지러진 물.
점쟁이집을 나왔습니다.
터덜터덜, 빈손으로, 집 가까이 오니,
이미 날이 저물었고,
젊은 아내는 '어떻게 지냈을까' 궁금하였습니다.
예쁜 아내가 '혼자서 잘 지냈을까' 궁금했습니다.
빨리 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외간 남자와 정을 통하면서 지내지는 않았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하면서.
집에 당도한 그는 살그머니 담을 넘어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안방 문 앞, 댓돌 위에,
여자 신발 한 켤레와 남자 신발 한 켤레가 나란히 놓여 있는 겁니다.
"...!...?...!..."
외간 남자가 와서 아내와 자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화가 치솟았습니다.
머리 끝까지 화가 치솟아,
'두 년 놈을 다 죽여버리겠다'고 마음 먹고,
마루 밑을 더듬어보니 도끼가 손에 잡혔습니다.
젊은이는 도끼를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방안은 달빛이 들어와 사람을 알아 볼 정도로 훤하였습니다.
아내를 보니 머리를 빡빡 깎은 어느 놈과
나란히 누워 자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분을 이기지 못해 도끼로 내려 치려는 순간,
늘어진 옷 고름에 쓴 '참을 忍'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늘은 무슨 일을 보든지 참으시오. 참으시오."
젊은이는 밖으로 나왔습니다.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쳐다보며' 마음을 갈아앉힌 뒤에,
도끼를 마루 밑에 넣고,
사립문 밖으로 나가서 아내를 불렀습니다.
" 여보! 나, 왔소."
남편의 목소리를 들은 아내가 맨발로 뛰어 나왔습니다.
그녀의 뒤를 따라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은 처제가 걸어 나왔습니다.
아내는 사랑하는 남편을,
처제는 돌아온 형부를 반갑게 맞이하였습니다.
삼백냥과 바꾼 점괘가 아내와 처제를 죽이는 실수를 막아준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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